2025년 법련 11월호 좌담회 어서 <전중경수법문>

안녕하십니까?
이번달 어서는 <전중경수법문> 입니다.
〈전중경수법문〉은 1271년 10월 5일, 대성인이 50세에 시모우사 지방에서 신심에 힘쓰는 오타 조묘와 소야 교신 그리고 가나바라 홋쿄 세 사람에게 보내신 편지입니다.
그해 9월 12일에 ‘다쓰노구치법난’을 당한 대성인은 사도로 출발하기까지 약 한 달 동안 사가미 지방의 에치에 있는 혼마 로쿠로 자에몬노조 시게쓰라의 저택에 머물게 되셨습니다.
그때 스승의 신변이 걱정돼 에치까지 찾아온 문하가 있었습니다. 그 문하가 세 사람이었는지, 대표 한 사람이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이 어서는 제자의 진심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쓰신 편지입니다.
이 어서에서는 먼저 석존 재세 당시의 문하인 수리반특의 고사를 인용해 한 사람이라도 대성인이 계신 곳을 방문했다면 세 사람이 함께 온 것과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어서 대성인과 문하가 대난을 받는 첫 번째 의미로 열반경에서 설하는 ‘전중경수’의 법문을 밝히셨습니다. 그 선례로 불경보살이 법화경을 넓히며 겪은 난으로 과거의 무거운 죄를 소멸한 일을 드셨습니다.
두 번째 의미로 제바보살이나 사자존자 등 석존 직계의 정당한 후계자도 정법을 넓혀 난을 받은 점을 언급한 뒤, 하물며 말법의 악국에서 절복을 하면 필연적으로 대난이 일어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법화경의 비유품, 법사품, 권지품 그리고 안락행품의 경문을 인용해 법화경을 입으로 읽는 것만이 아니라 경문대로 실천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가르치셨습니다.
또 과거에 경문을 몸으로 읽은 예로 불경보살과 각덕비구를 들어, 말법인 현재에는 일본에서 오직 대성인 한 사람만이 법화경을 신독하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나아가 정법을 홍통하는 까닭은 자신의 성불뿐 아니라 국토의 안온을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이 어서를 끝맺으셨습니다.
그럼 [본문]을 함께 읽겠습니다.

[본문] (어서전집 1000쪽 3행~4행)
열반경에 전중경수라 하는 법문이 있는데, 선업이 무거워서 금생에 다하지 않아 미래에 지옥의 고를 받게 될 것을 금생에 이 같은 중고를 만나면 지옥의 괴로움은 금방 사라지고 죽으면 인천, 삼승, 일승의 이익을 얻게 되옵니다.

[통해]
열반경에 ‘전중경수(무거운 것을 바꾸어 가볍게 받는다)’라는 법문이 있습니다. 과거세에 지은 숙업이 무거워 지금 이 일생에 다 없어지지 않아 미래세에 지옥의 괴로움을 받을 것을 이번 생에서 이와 같은(법화경 때문에 받는 대난이라는) 무거운 괴로움을 겪었기에 지옥의 괴로움도 금방 사라지고 죽으면 인, 천의 공덕과 성문, 연각, 보살이라는 삼승의 공덕 그리고 일불승의 공덕인 성불의 공덕을 얻게 됩니다.

[포인트]
니치렌 대성인 불법은 금생에서의 ‘숙명전환’을 설합니다. ‘전중경수’는 열반경에서 설한 법리로 ‘무거운 것을 바꾸어 가볍게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정법을 호지하는 공덕의 힘으로 과거세의 중죄를 바꾸어 현세에 그 과보를 가볍게 받아 소멸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배독 어문에서 대성인은 “금생에 이 같은 중고를 만나면 지옥의 괴로움은 금방 사라지고”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이 같은 중고”란 법화경 때문에 난을 받는 것을 뜻합니다. 신심을 실천하는 가운데 온갖 난에 맞닥뜨린다 해도 숙업은 ‘미래세’가 아닌 ‘현세’에 ‘곧바로’ 소멸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무거운 숙업의 과보를 곧바로 소멸시킬 수 있는 까닭은 ‘십계호구’의 법리에 따라 생명에 본디 갖춰진 자신의 불계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태양이 떠오르면 무수한 별빛이 보이지 않듯이, 생명에 갖춰진 부처의 생명을 나타내면 어떠한 숙업의 과보도 모두 소멸시킬 수 있습니다.
나아가 대성인은 “인천, 삼승, 일승의 이익을 얻게 되옵니다.”라며, 미혹의 경애를 유전하던 생명의 궤도를 전환해 성불 등의 공덕을 얻을 수 있다고 밝히셨습니다.
신심에 힘쓰고 있어도 인생의 고난이나 시련에 맞닥뜨릴 때가 있습니다. 또 광포를 위해 투쟁하는 가운데, 그것을 방해하려는 장마가 다투어 일어나 난을 겪을 때도 있습니다. 대성인은 이러한 고난을 만나 숙명전환할 수 있는 것은 오히려 ‘전중경수’의 공덕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이케다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전중경수는 단순히 ‘업을 청산하는 일’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악에서 악으로’ 향하던 미혹의 유전을 멈추고 ‘선에서 선으로’ 향하는 행복의 궤도로 들어가는 생명의 근본적인 대전환을 말합니다. 세세생생 인계, 천계, 성문계, 연각계, 보살계 그리고 불계의 공덕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전중경수’는 즉 ‘일생성불’의 대도를 여는 문입니다.
이를테면 마이너스를 ‘청산’하고 ‘0’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생명 그 자체의 본연의 상태를 하강에서 한없는 상승으로, 악의 궤도에서 확고한 선의 궤도로 방향을 크게 전환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변독위약의 묘법이 지닌 힘입니다.”

우리는 고난에 맞닥뜨릴 때야말로 숙명전환할 좋은 기회라고 받아들여 강성한 신심으로 전진합시다. 감사합니다.